내가 찍은 포트레잇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 내가 찍고 싶어하는, 내가 좋아하는 포트레잇의 전형.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서 화면을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주제인물. 저 눈빛으로 인해 공간전체에 여운이 남는다. 공간 전체를 가득 채운다. 가족이라서 내가 좋아하는 분위기를 가질 수 있었던걸까........... 근데, 저거 설정샷이냐고? 아니. 아마 모델은 찍힌지도 모를걸, 지금까지도. @_@;; 봉고차 안에서 줌 땡겨서 찍은거니까. 창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 겨울의 느낌이 참 좋은 사진. 겨울 햇살은 다른 계절의 햇살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쌀쌀한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어...
나와 희창이, 상민이, 동기가 1박 2일로 강화도 여행을 갔을 때 찍은 사진. 상민이의 지갑이 없어지는 불상사-_-로 시작하는 온갖 허무함을 많이 느꼈던 여행. 하지만 참 잼있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저 사진은 강화도 안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찍었다. 비교적 화창한 날에 시골 풍경이 창밖으로 스쳐지나가면서 상쾌한 바람이 버스 안을 휘젓던 어느 여름날의 오후.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도 신나서 웃던 친구들의 모습이 정말 그리워지게 만드는 사진이다. 사진기를 의식하지 않은 웃음이 이 사진의 큰 매력이긴 하지만, 각각의 웃는 모습이 모두 다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동질감을 주는 모습이 난 참 맘에 들었다.
『幼年』, 2003年. // Fujifilm S1pro. AF Nikkor 70-300g. 궁평리
아이들이 물 빠진 갯벌에서 노닐고 있다. 세 명의 아이들이 놀고있는 웅덩이는 '현재'다. 가는 물줄기가 흐릿한 저 먼 과거로부터 굽이굽이 이어져내려와 현재에 이르러서는 큰 웅덩이로 머무르게 되었다. '현재'는 아이들이 놀게 되는 장소를 제공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모습을 반영한다. 그림자는 나로 인해 존재하게 되지만 그림자는 내가 아니듯- 물에 비친 아이들의 상 또한 아이들과 같은 모습이지만 아이들은 아니다. 아이들의 반영은 웬지 아이들이 떠난다고 해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물줄기는 과거에서 현재로 왔듯, 현재에서 미래로 갈 것이고 아이들은 점점 자라 어른이 될테지만 그래도 반영만큼은... 내가 어린 시절에 대한 미련이 있었을까.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물줄기, 원경부터 근경까지 거리표지판인 양 놀고있는 아이들은 이 사진이 꽉차보이게 만들어주는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부여해준다. 이 사진의 키워드는 '반영', '이어짐', '과거와 현재, 담기진 않았지만 상상하게 되는 미래'.
내가 사진을 시작하게 된 건 경빈이형 덕분이다. 물론 성일이형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지만 말이다. 2002년 대학에 갓 입학한 나는 "디지털 카메라"라는 新문물을 형들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2007년의 지금으로서 '디카'는 거의 생필품처럼 되었다만 그 당시만해도 이른바 '얼리아답터'인 사람들의 전용품이었으니, 新문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라 할 수 없을것이다. 여튼, 사진을 필름과 인화지를 통하지 않고 접할 수 있다는 사실은 나를 매혹시켰고 그해 여름,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겨우 디지털 카메라를 사게 되었다. 그때 접한 카메라가 올림푸스 c200z. 그렇게 사진을 접한 나는 이후로 수많은 기변과 기추를 겪었고, 많은 추억을 남겼고 지금에 이르렀다.
올해 여름이 되면 5년이다. 5년동안 열심히 찍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주욱 사진 찍는 걸 즐겨왔다고는 말할 수 있겠다. 그 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 '왜 사진을 찍는걸까' 등등 이런 저런 자문자답을 많이 했는데, 이는 곧 내가 성장하는데에 있어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주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내 의문들의 답은 아니었지만 내 사진 전부를 바라보면 답이 되어가고 있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생각들을 다듬어보고자, 이번 시리즈 게시물, '내가 좋아하는 내 사진'을 기획하였다. 내가 찍어온 사진들을 돌아보면서 왜 이 사진을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생각해보며 스스로 답을 만들어보고 싶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내가 살아있는 한 끝나지 않을것이다.
연작에 등장하는 사진들은 "잘 찍은" 사진들이라고 올리는건 아니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진일 뿐이다. 최소한- 내가 나중에 돌아봤을때 '내가 이 사진을 왜 좋아했었지?'란 생각은 하고 싶지 않으므로 사진을 촬영한지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사진은 선정하지 않을것이다. 6개월이란 시간을 두고 봐도 내가 좋아한다면- 적어도 그 사진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연작 게시물을 올리는 순서는 "없다." 그냥 손에 걸리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올릴것이다. 절대로 내가 좋아하는 순서대로 이런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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