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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새벽도 마치 지금처럼 다시 잠에 들지 못해 힘든 시간이었다. 피로가 잠깐의 눈붙임으로 쉬이 가실 리 만무하지만, 축제가 끝나고 남겨진 자에게 돌아오는 공허함은 현실에서 도피하는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포항에서 유지하는 얄팍한 인간관계에 익숙해진 나에게 여덟이나 되는 친구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건 소화하기 어려운 자극이었나 보다.  반나절도 채 되지않는 시간이었지만 칠 년 전 학습실의 분위기를 느끼기엔 부족하지 않았다. 충분히 기뻐할 만한 일이지만 , 홀로 남은 나는 너무나 힘들어 마냥 좋아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자리에서 뒤척이다가 창 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초점도 맞추어지지 않은 풍경을 받아들이고, 흘려보내고 있었다. 받아들이고 흘려보낸 것이 비단 풍경만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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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만 그 사람이 가슴속으로 파고들어왔다. 내가 부른것도 아닌데, 생각나야 할 이유도 없었는데. 그 사실이 하염없이 슬펐다. 슬퍼할 일은 아니었는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  너무나 서글퍼서 (그래, '서글퍼서'란 단어 밖에 어울리지 않아.) 차갑기만 한 새벽의 유리창에 이마를 기대었고, 까닭 없는 눈물에 아이러니를 느꼈다. 그렇게 정신적으로 주저앉아있다가 지금 정리되지 않은 감정들을  글로 남겨야겠다- 란 생각이 들었다. 사진기를 꺼내 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무상함을 저장했다.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은 사진들을 보고있자니 탈피한 매미 애벌레의 껍데기를 보는 느낌이다. 복받히던 서글픔은 박제가 되어서 남아있을 뿐이다. 알 수 없는 갑작스런 감정의 소실은 이해 되지 않던 눈물의 당연한 귀결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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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는 일주일이나 지난 일을 지금 이렇게 끄적이고 있다. 서글픈 감정의 알맹이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지만 무언가는, 그날의 새벽이 내게 준 무언가는 오늘의 새벽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 아닐까.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해서 지금까지 글을 엮어낼 수 없었다. 방금까지도 망설였지만, 어찌되었든 더 이상 도망다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글을 쓴다. 글로 쓰면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바람을 가지고- 다행히도 조금은 지난 새벽의 나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지난 새벽에 느낀 건


실.

아무래도 두 글자로는 부족하다. 내가 너를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잃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나를 처음으로 마주보게 되었고 더 이상 피할 곳이 없다는- 아냐. 그게 아냐. 더 이상 피하기 싫었다. 끝까지 피동이었이면 했지만.... 내가 흘리던건 겁에 질린 아이가 마냥 울어대는 거랑 다르지 않았을거야. 낯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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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의 매력은 달빛이 준 감정들을 눈치채지 못하게 잘 숨겨주는 데에 있다. 이 쯤 되면 마력(魔力)인가. 버스는 달리고 달려 익숙하지만 정은 없는 이 곳에 나를 내려줬다. 습관처럼, 내가 대부분의 일상을 보내는 곳으로 묵묵히 돌아왔고 뜨는 해를 봤으며 수없이 그래왔던 것처럼 지난 밤의 눈물은 어디론가 숨어들어갔다. 저장했던 마음들을 성공적으로 따돌리고 있을 무렵,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다만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하고 싶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고. 하지만 나를 이해하려고도, 알려고도 하지 않은 배려없는 행동들을 더 이상 웃어넘기고 싶지 않아. 나도 너에게 그랬겠지만, 그래도 노력했었어. 인정받고싶었고. 그동안 꾹꾹 담아두었던, 그리고 의식적으로 무시했던 마음의 행보를 더이상 막기 싫었다. 힘에 부쳤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던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져내렸다.


이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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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01 05:36 2008/07/01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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