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행 다녀온지도 벌써 열흘째라니. 정말 시간 파리는 화살을 좋아해.1 ㅠ_ㅠ 웬만하면 사진 다 스캔하고 사진과 함께 후기를 쓰려고 했지만.. 이 많고 많은 사진들이 언제 다 스캔될 지 모르겠고, 시간이 지나면 두근두근거리는 마음이 사라질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지금 후기를 쓴다. 사실- 좀 더 일찍 쓰고 싶었지만.. 사는게 좀 바빠야 말이지.

2.
이전까지는 어디서, 얼만큼의 시간을 보냈어도 항상 포항이 익숙했었다. 포항역/포항터미널/혹은 기숙사를 들어서면 자연스레나오는 그 한 숨이란- 그리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듯이 다시 살아가고.
하지만 이번 여행은 특별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포항은, 태어나서 처음 온 듯 한 느낌을 주었다.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실험을 하긴 해야하겠는데 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 지 갈피를 못잡는 내 마음을 느끼고 엄청나게 놀랐다. 겨우 일주일 자리를 비운건데.. 왜이러지.2 학교에 있을 때는 1주일, 있는 듯 없는 듯 금방 가는데말야. 이 글을 쓰는 지금에서야.. 포항이 익숙해지기 시작한다. 학교에 돌아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극심한 외로움에 괴로워했다.

3.
포항이 낯설었다는 말을 다시 생각해보자면, 내가 가지고 있던 굳어버린 생활습관이 깨어졌다는 뜻일 것이다. 예전에는 무심결에 살아가던 부분들이 하나하나씩 보였다. 허술했던 시간관리도, 좋지 않은 식습관도, 무디어진 호기심도, 그리고 사고의 유연성도.. 그런것들이 느껴지고 나니까 생활을 바꾸어보자- 라고 마음먹기도 쉬워졌고 실천하기도 쉬어졌다. 물론 억지로 바꾸어보자- 라고 다짐한건 아니다. 바꾸어볼까-가 바꾸어보자-, 바꾸어보자- 가 바꾸고싶다- 로 변한 것일 뿐이다. 이것이 아마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이 아닐까 생각한다.

4.
3. 의 마지막 부분을 읽고서 피식- 웃을 사람들 얼굴이 눈에 선하다. 거기 희창이랑 상민이! 알았다고~ 고만하라고~ =ㅂ=. 낯설어진 삶과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기쁜 일이 있었다. 바로 아가씨랑 여행을 갈 수 있었다는거. 비록 짧았던 이틀이긴 하지만, 내가 모는 차를 타고 나와 함께 여러 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아침에 눈비비고 일어났는데, 머리맡에서 책을 읽는 아가씨를 보았을땐... ㅠ_ㅠ 정말 행복 그자체였다.
이 사랑스러운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다. 동양화처럼 여백을 남겨놓을테니, 알아서 상상하시도록. ㅋㅋㅋ










5.
이번 휴가를 통해서 운전실력이 엄청 늘었을거다. 포항에서부터 계산하면 1900km를 주행했고,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완주했고, 경부+대구포항 고속도로도 뛰었으며, 풀 스로틀도 해봤고, 구불구불 시골길도, 언덕길도, 해안도로도, 가로등없는 길도, 주유소가 소멸-_-한3 길도 모두 다녀왔다.
젤 기억에 남는 길은 둘째날 강진 근처의 해안도로-* 낭만적이었어. 해질무렵의 조용하고 아련한 분위기가 좋았어. 드라이브하기 좋은 길은 상민이 내려주고 달렸던 강진/해남 근처의 국도. 아- 나주까지 가는 길도 나름 좋았고, 메타세콰이어길에서 반짝- 햇살 이쁜 구간도 좋았어. 해가 완전히 진 껌껌한 해안도로, 그리고 앞이 안보이는데에도 불구하고 무지 꼬불꼬불했던 보성차밭 올라가느 길- 무서웠어! ㅠ_ㅠ
돌아온 마티즈는 엔진오일/자동변속기오일/배터리/파워오일 들어가는 파이프를 갈아주는 공사를 겪었다. 흑- 수고했다, 마티야.

6.
여행을 키워드로 분류해볼까나.

- 1일차
+ 시멘트산==마이산- 그리고 당황스러운 경사.
+ 전주비빔밥의 감동
+ 소쇄원에서의 휴식. 제월당에 누웠을때 참 편했지.
+ 2인분만 된다던 식당. 근데 의외로 맛은 괜찮았음.
+ 열라 귀엽던 영화 여주인공, 내용흔 허접쓰레기-_-.
+ 찜질방에서 아가씨의 전화를 받다. 과연 연락을 해줄까, 여행은 함께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 어이없는 찜질방 관리인
+ 던진 베게에 얻어맞고 깨갱. ㅡㅜ

- 2일차
+ 담양 대나무골테마공원- 습기와 함께 신비로웠던 분위기.
+ 월출산의 늠름한 자태!
+ 산 아래 음식점에서 먹은 닭요리들.4
+ 대웅보전 뽑혀나간 도갑사. 쉣 -_-+
+ 경사가 또 당황스러웠던 미황사. 침묵수련 개무시하던 수련생.
+ 아름다웠던 해안도로. 해질녘 바닷가 마을의 푸근함. 그리고 이자람의 뮤스.
+ 깜깜하기만 했던 밤길. 어둠속을 헤엄치는듯한 느낌.
+ 기름이 없어 당황스러웠던 드라이브.
+ 저녁시간에, 건물 밖에서 옹기종기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던 사람들.
+ 오랜만에 볼 수 있었던 아름다운 별들.
+ 굴욕운전 ^^;;
+ 도시를 찾았다는 즐거움! - 장흥에서 저녁해결.
+ 보성에서 산을 넘는 어려운 드라이브길.
+ 모텔이 하나밖에 없었던 율포.

- 3일차
+ 도저히 일어날 수 없었던 아침
+ 빛반사가 너무 심했던 대한다원-보성차밭.
+ 벌옷女와 사진찍어달라던 귀여운 아가씨.
+ 차밭에서 조치원에 한시간이나 일찍나온 아가씨와 통화하다.
+ 낙안읍성의 미칠듯한 열기
+ 순천, 외갓집 동네를 보고 복받쳐오르던 기쁨과 슬픔.
+ 아가씨를 만나다, 순천역에서.
+ 돌섬 해안도로- 구불구불함에 감동.
+ 갈구지민박. 바닷가에서의 아가씨 타이타닉.
+ 향일암 눈 핑~도는 언덕. 거기 천천히 내려오기 귀찮다고 뛰어내려가던 어떤 사람. ㅋㅋ
+ 광어 큰 놈 한마리, 전어 여덟마리. 배터져 죽는 줄 알았다.
+ 반가운 이모할머니. 어떻게, 할머니를 닮아가시는거 같아.
+ 건전지 빠진 인형처럼 완전히 뻗어버린 아가씨. ㅋ

-4일차
+ 엄청난 양의 아침상 =ㅂ=
+ 거제까지의 드라이브. 두시간 넘게 운전했는데도 지루함을 몰랐다, 이야기하느라.
+ 해금강 팥빙수
+ 외도가는 배, 재미있던 선장님.
+ 바닷바람에 머릿결 흩날리던 아가씨 모습.
+ 아기자기한 외도.
+ 필름 날려먹다. 으윽!
+ 냉!면! 나름 육수 좋았어. 먹은 후 추워서 덜덜덜.
+ 몽돌해수욕장에서의 휴식. 사진찍기 놀이~*
+ 대전통영 완주- 아름다운 지리산의 구름낀 풍경.
+ 우리집에서의 간단한 저녁
+ 피곤한 몸을 이끌고 탄 밤기차

+ 뻗어버린 아가씨. 집에오니 완전 애교덩어리 =_=
+ 아주머니 아저씨, 와인, 그리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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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me flies LIKE an arrow. 이영도님이 써먹은 적이 있는 농담. [Back]
  2. 희창이는 이를 두고 아가씨랑 있다가 와서 그런거라고 그랬다. 음... 그럴지도 모르겠다. =_= [Back]
  3. 기름 간당간당했다. 실수로 마량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길 위에서 차가 멈췄을지도.남해안 해안도로 갈 땐, 반드시 기름 만땅으로 해놓고 다닐것! ^^;; [Back]
  4. 육회 맛있었고.. 닭, 덜익었다고 의심은 가지만 확신은 안간다. 살은 나름 쫄깃쫄깃 맛있었음. 껍질은 도저히..--;;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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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4 02:49 2006/09/04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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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여수. 20060824

    Tracked from { salle de photographe : naya et noiyes } 2006/10/07 02:36  delete

    낙안읍성을 거쳐서... 순천에 도착! 좀 일찍 도착해서, 해영이가 도착하기까지는 한시간 가량 남았었다. 감으로.. 외할머니집을 찾아갔다. 너무나 변한 동네의 모습을 보니, 슬픔이 복받히더라..

  2. Subject: 낙안읍성. 20060824

    Tracked from { salle de photographe : naya et noiyes } 2006/10/07 02:37  delete

  3. Subject: 보성차밭, 대한다원. 200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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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ubject: 강진 해안 드라이브. 20060823

    Tracked from { salle de photographe : naya et noiyes } 2006/10/07 02:37  delete

    비가 내렸다. 그것도 꽤나... 강진 읍내를 들어갈 무렵엔 더욱더! 영랑생가를 보고 나오는 길에는 그나마 조금씩 그쳐가고 있었다. 이후에 무엇을 할까.. 희창이와 이야기해보았는데- 딱히 들..

  5. Subject: 강진 영랑생가. 200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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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계속 내렸다. 차만 탔다하면... 다행히도 구경할 때에는 비가 그쳤지만. :$ 영랑생가는, 아주 약간 예외. 내리기 전에 너무 미친듯이;;;; 내려버려서 그런지, 여긴 내려서도 많이 부슬부슬..

  6. Subject: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20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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